Post

선거의 계절, 주식 시장은 어떻게 반응할까?

미국 대통령 선거 주기에 따른 주식 시장의 역사적 패턴 분석. 3분기의 불확실성과 4분기의 안도 랠리가 투자자에게 주는 시사점.

선거의 계절, 주식 시장은 어떻게 반응할까?

매 4년마다 돌아오는 미국 대통령 선거는 단순한 정치 이벤트를 넘어, 자본 시장에 흥미로운 패턴을 만들어내곤 한다. ‘대통령 선거 주기 이론(Presidential Election Cycle Theory)’이라 불리는 이 패턴은, 1967년 예일 허시(Yale Hirsch)가 “주식 트레이더 연감(Stock Trader’s Almanac)” 초판에서 처음 소개한 이후 많은 투자자들에게 통계적 참고 자료로 활용되어 왔다.

이 이론의 핵심은 대통령 임기 4년 동안 S&P 500 지수의 수익률이 일정한 흐름을 보인다는 경험적 관찰에 있다.

숫자로 보는 임기 연차별 패턴

역사적으로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인 해는 바로 임기 3년 차였다. 구체적인 숫자를 살펴보면 그 차이가 더 명확히 드러난다.

대통령 임기 연차별 주식 시장 평균 수익률 S&P 500 임기 연차별 평균 수익률 (출처: WT Wealth Management)

왜 유독 3년 차의 수익률이 높게 나타나는 걸까? 이론에 따르면 여기에는 대통령의 정치적 동기가 숨어있다.

  • 임기 1, 2년 차: 대통령은 자신을 당선시켜 준 지지층과 특별 이익 단체를 위한 공약을 이행하는 데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때로 시장에 단기적인 부담을 주기도 한다.
  • 임기 3년 차: 재선을 앞둔 대통령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경제를 부양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다. 감세, 보조금 지급 등 경기 부양책이 적극적으로 논의되는 시기이며, 이는 역사적으로 주식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 임기 4년 차: 다시 선거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불확실성이 커져 평균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게 된다.

이러한 경향은 단순히 평균 수익률에만 그치지 않는다. 1933년부터 2023년까지 S&P 500 지수는 임기 3년 차에 90%의 확률로 상승 마감하며 다른 해(1년 차 61%, 2년 차 53%)에 비해 눈에 띄게 높은 일관성을 보였다.

특히 선거가 있는 해의 하반기

임기 4년 차, 즉 선거가 있는 해의 시장을 좀 더 깊게 들여다보면 하반기에 흥미로운 흐름이 관찰된다.

3분기: 짙어지는 불확실성의 그림자

대선이 있는 해의 3분기, 특히 8월에서 9월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다. 누가 대통령이 될지, 어떤 경제 정책이 펼쳐질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는 안개 속을 걷는 것과 같다. ‘나쁜 소식’보다 ‘알 수 없는 소식’을 더 싫어하는 시장의 속성상, 이 시기에는 변동성이 커지고 시장이 조정을 받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었다.

4분기: 안도 랠리와 연말 장세의 만남

길고 길었던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11월이 오면 시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경우가 많다.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예측 가능한’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4분기 특유의 계절적 강세(산타 랠리 등)가 힘을 보태면서, 통계적으로 연말은 긍정적인 흐름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 패턴을 어떻게 활용할까?

이 흥미로운 패턴을 투자에 적용하기 전에, 두 가지 중요한 함정을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첫째는 통계적 과신이다. 1933년 이래 미국 대선은 23번밖에 없었다. 이는 통계적 유의성을 논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표본이다. 둘째는 정치와 펀더멘털의 주객전도다. 2020년의 팬데믹처럼, 거시 경제의 거대한 파도 앞에서는 정치 이벤트는 작은 물결에 불과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한계 때문에 이 이론은 무용지물일까?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선거 주기 이론은 시장이라는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한 여러 렌즈 중 하나일 뿐이다. 날씨 예보가 농사의 전부는 아니지만 좋은 참고가 되듯, 이 이론 역시 시장의 ‘계절’을 파악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유용한 도구다.

결국 이 이론은 미래를 예측하는 수정 구슬이 아니라, 특정 시기 시장의 심리와 변동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계절성 참고 지표’로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투자의 중심은 언제나 ‘견고한 경제와 기업 이익의 성장’이라는 대지에 두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참고: https://www.wtwealthmanagement.com/whitepapers/2024-08/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0 by the author.